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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
아이 같지 않은 아이들

어른은 어떤 거고 아이는 어떤 걸까 끝없이 서로를 동경하며 살아가는 중인 것 같아 아이는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어른은 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모양새가 그래 어쩌면 돌림노래 같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고 싶다던 아이는 어른이 되면 다시 아이였던 시절을 회상하고 아이가 되고 싶다던 어른은 어른이 되어 이룬 것들과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을 용기가 부족하다

나는 어른일까 아이일까 아이이고 싶고 어른이고 싶고 때로는 그냥 사람이 아니고 싶고 바람이고 싶고 노래이고 싶고 흐르고 싶고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들은 아주 아이였을 때부터 어서 어른이 되라고 종용하였으나 마음이라는 깊은 숲속에 둥지를 튼 아이인 나는 계속 해서 “나 사실은 도저히 이러고 싶지 않다”라고 외친다 마음숲을 이룬 것들은 생각보다 잡다한 것들이어서, 그것들이 아주 무성하게 자란 곳이어서 그 외침은 둥지를 이룬 나뭇가지에 먹히고 온갖 것들에 묻히고 말았다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현실의 파도가 내 마음의 나무를 덮쳐 둥지까지 범람하였으니 아아 내가 사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인가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인가

모르겠다
바람이고 싶고 노래이고 싶고 흐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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